산길 걷는 나그네는 말이 필요치않습니다
산의 미덕이야 눈으로 담으면 그뿐
객적은 나그네가 가타부타 말이 있을수가 없지요
나무잎은 제모습을 잃어갈수록
사람들의 마음까지 붉게 만듭답니다
서리내린 이른새벽 드르르말릴
내일을 알 수 있었다면
모든 것 떨어져나가 몸은 가벼워졌으나
혹한 속의 나목은 추위 속에서 무슨 생각할까요
피고지는 이치를 어찌 논리로 말할 수 있을까요
메달린 것보다 떨어질 것들이
더 많아질 시기 모든 걸 영원케 하는게
하는 건 없지요.
높아서 하늘이라면 가을이겠네
붉어서 단풍이라면 그대 맘이겠네
무거워 고개숙였다면 들녘이겠네
뒹굴어 구르는 게 있다면 깊은 마음이겠네
풀섶의 울음소리 들리면 이별의 시간이겠네
꽃잎을 다진 냄새로 다가온 봄날이
살갖에 이는 침묵의 휘날림으로 또다시
조용히 다가옵니다
아직은 깊지않은 설악의 가을입니다
가을비 내리는 주전골 풍경입니다
< 시월 _ 이명진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