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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벗 하나 있었으면

by IMmiji 2013. 11. 26.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흙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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