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 오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2007년 유네스코 선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뽑힌 호주의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다.

1957년 건축이 결정될 당시, 총 700만 달러의 비용이 들고

1963년지는 완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크게 빗나갔다.

실제 건축비는 약 1억 200만 달러였고, 1973년에야 개관했다.

애초 예상한 비용의 약 열 다섯 배가 들었고,

공사 기간도 십 년이나 길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계획을 완수하는 데 거리는 시간이나 노력을 추정할 때

오류를 범한다.  이를 '계획 오류'라고 한다.

계획 오류는 오페라 하우스 건설과 같은 대규모 사업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작은 계획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휴가를 떠나기 일주일 전까지 일을 마무리할 거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휴가 가는 날 새벽까지 밤새워 일한다.

 

우리가 연례 행사처럼 연초에 범하는 계획 오류가 있다.

많은 사람이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갖가지 다짐을 한다.

올해부터는 열심히 운동하고, 외국어 공부도 꾸준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늘 그래 왔듯 1년이 지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보고 자책한다.

 

계획 오류는 강력해서 쉽게 줄이기 힘들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계획 오류를 범하며,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계획을 짜도

오류가 생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행 능력을 너무

낙관하기 때문이다.

 

낙관적인 생각이 우리 삶에 주는 이득이 손실보다 많은 것을 감안하면,

계획 오류를 범한 당신을 심하게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

계획 오류를 범하게 만든 낙관적인 생각이 삶의 다른 영역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계획 오류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과거에 비슷한 계획을 세웠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참고하는 것이다.

만약 과거에 영어 책 한 권을 보는 데 3개월이 걸렸다면 올해 비슷한

분량의 다른 영어 책을 보는 데도 3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결과를 무시하고 이번에는 한 달 안에 끝내겠다고 계획하면,

조만간 스스로를  비난하는 자신을 다시 만날 확률이 높다.

 

 

(새해 계획 오류 - 전우영/충남대 교수)  2013년 좋은 생각 1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