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할아버지가 타고 있는
네 바퀴 달린 전기 오토바이를 보고
어머니가 물은 적이 있었다.
"저런 오토바이는 얼마나 할라나?
한 백 만원 하면 사나?"
"글쎄, 몇 백 만원은 할걸요."
나는 무심코 대답했다.
호기심이 남다르던 성격에
지나가는 전기 오토바이 가격이
궁금하셨던 것이려니 하고 만 것이다.
어머니도 더는 말이 없었다.
호스피스에 입원하시고 난 후
그때 일이 생각나 어머니에게 물었다.
전에 어머니 말씀을 흘려듣고
안타까운 바람을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갔던
스스로가 한심했고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으로 가슴 한편이 아리어왔다.
"전기 오토바이 하나 사드릴까요?"
"그런 거 뭐 할라고."
"근처에 살살 다니면서 꽃 핀 거도 구경하고..."
"너무 늦었네요."
그랬다.
너무 늦었다.
어머니의 말이 그 뒤로 오랫동안 문득 떠올라 머릿속을
가슴속을 휘젓고 다녔다.
" 후회 "
[출처: 최해운 '누구나 한번은 엄마와 이별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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