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iji 2025. 5. 2. 22:23

어릴 적 외갓집의 밥상엔
기억보다 오래된 향기가 있다. 
 
보리밥은
할머니의 손등처럼 거칠고 따뜻하고 
 
냉잇국은
묵은 속내를 끌어올리는 봄의 고백이다. 
 
우리는 늘
쌀밥이냐 보리밥이냐
된장이냐 고추장이냐를 놓고 싸웠다. 
 
할머니는 보리밥과 된장이라고 하셨고
엄마는 쌀밥과 고추장이 더 좋다며
형과 나를 챙겨주셨다.  
 
그런 선택에 고민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래서 세상은 반반이 된 이유다. 
 
보리밥 반, 쌀밥 반
된장 반 고추장 반 
 
우리는 호모사피엔스
생각하는 인간이며 
 
가끔은
잊었던 음식 냄새 속에서  
 
잃어버린 추억을
한 숟갈씩 되찾으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