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사랑을 전하고 다녀야지)

IMmiji 2023. 3. 28. 18:06

 

요즘 나는 막, 화를 내다가도
네 목소리만 닿으면 달팽이가 돼. 
 
튀어나온 입술도 웃느라
쏙 들어가 버리잖아. 
 
아, 억울해서 괜히
심술이라도 부려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네가 너무 좋아서. 
 
있잖아, 오늘 같은 날이면
나는 이런 상상도 해. 
 
세상 사람들 다 우리처럼 사랑하고,
또 사랑해서 전부 둥글게 되는 상상. 
 
어릴 때 놀던 풀장처럼 말이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다 받아줄 수 있게. 
 
하나도 안 다치고,
둥그런 마음에 푹, 빠져버릴 수 있게. 
 
그렇게만 된다면,
길을 가다가 서로 부딪혀도
그게 마치 놀이처럼 느껴질 거야. 
 
그럼 나는 있는 힘껏 너에게로 부딪혀
사랑으로 튕겨 지고,
이리저리 사랑을 전하고 다녀야지. 
 
응. 꼭 그래야지. 

 

"사랑을 전하고 다녀야지"
 
<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