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밤은 여전히)
IMmiji
2022. 1. 28. 16:58
깊은 어둠 속에 파묻혀 있다.
쉽게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적막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물끄러미 바닥을 바라본다.
이렇게 어둡고 칠흑 같은 곳에서도
보이는 것이 있구나.
바닥은 검고 투명한 물속처럼 말끔하지만
그 깊이를 알 수가 없다.
함부로 발을 내딛었다간
그 깊은 곳으로 한없이 떨어져 버릴지 모른다.
조용히 어둠에 말을 건다.
언제쯤 이 밤이 끝나냐고.
언제쯤 이 외롭고 시린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냐고.
그러나 밤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 밤은 여전히 >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