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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2568

책 읽어주는 남자 (부치지 못한 편지) 우리집 김치냉장고에는 아직도엄마의 마늘장아찌가 있어.도톰한 삼겹살이나 바짝 구운 소불고기를 먹을 때면항상 엄마가 내오던 그 마늘장아찌.엄마가 떠난 뒤 엄마가 담가둔 마늘장아찌를몽땅 가져왔었어. 꽤 양이 많았지.아껴 먹으면서 오래오래 보관하려고김치냉장고에 넣어놨거든.그게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벌써 8년이 되었네.자꾸 꺼내 먹다가 다 없어지면 어쩌지, 하는걱정 때문이었을까.언제부턴가 마늘장아찌를 찾지 않았어.  그러다 이제는 너무 시큼해져서꺼내 먹기도 어렵게 되어버렸지.그래도 버리지는 못하겠어.  엄마, 나 같은 사람이 꽤 있더라.어떤 딸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준 무생채를냉장고에 12년 동안 넣어놓고 있대.이사할 때도 빼놓지 않고 가져갔대.엄마의 김장김치를 냉동실에 꽁꽁 얼린 남자의 얘기도,엄마의 스.. 2024. 9. 28.
책 읽어주는 남자 (그때 난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엄마가 된 지금에야 헤아린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며서럽게 우는 아이를어린이집에 밀어 넣으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한시도 아들에게서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느끼면서,  혼나서 펑펑 울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내 품을 파고들어 안기는 아이를 안으면서깨닫는 것이다.   항상 함께하며 품어주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던 엄마의 마음을…….  뒷북치는 게 특기인 딸은오늘도 엄마 사진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 그때 난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  중에서 2024. 9. 28.
책 읽어주는 남자 (다시 꼭 행복해지겠다고) 잠이 오지 않는 숱한 밤마다어둠 속에서 엄마의 안부를 물었다.그리고 우리가 함께한 모든 날을 떠올렸다.   나를 향해 행복한 웃음을 짓는 엄마를 보며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됐던 순간들.항상 내 편인 엄마를 생각하며힘들어도 다시 길을 걷던 날들.   딸이 걱정할까 봐 아픔을 감추던엄마의 진심을 알고 짠하던 날,내 모든 일에 나보다 더 아파하고기뻐하는 엄마를 보며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꿈꾸던 시간들.  그 모든 순간이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음을 깨달은 어느 날,나는 다짐했다.  다시 꼭 행복해지겠다고.  이 책에 그 이야기를 담았다.  " 다시 꼭 행복해지겠다고 "  중에서 2024. 9. 11.
책 읽어주는 남자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기쁘고 행복한 순간만이 아니라슬프고 서럽고 부당하고이해할 수 없는 순간도 인생이라는 걸,   어쩔 수 없는 일들까지 가만히 껴안아야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아가는 시간.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내가 뭘 잘못한 거지?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지?왜 이렇게 그립지?왜 이렇게 슬프지? 하는 대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야,운이 없었을 뿐이야,사는 게 다 그런 거야,하고 삶을 받아들일 때……   상실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는 없어도다시 살게는 된다.   그 과정에서 나를 위로한 진실이 있다.   내가 상실로 힘들다는 것은,여전히 나와 사랑하는 존재들이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슬픔도 견딜 만해진다.   이것이 지난 시간 내가 배운,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이.. 2024.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