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주일부터 사흘 연달아 나가게 되었다.
교회 - 병원 - 병원의 일정으로 다닌 거지만,
그래도 겨울 날씨 같지 않은 포근함에 걷기는 좋았다.
너무 두껍지 않은 차림을 해도 될만큼이었다.
아래 사진은, 주일에 교회 가는 길에 찍은 거다.
모처럼 두 정거장 전인, 박물관 앞에 내려서 걸었다.
버스를 타면 대로로 가고, 걸으면 한적한 소로로 가는데,
소로를 걸으니 편안하고 절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하늘을 올려다본 게 얼마만인지...
이제는 일상 용어가 되어버린 미세먼지가,
그날만큼은 낯선 언어인양 하늘빛이 너무 청명했다.
미세먼지 같은 건 어디 몹쓸 나라에나 있는 것 같았다.
걷다말고 가방에서 폰을 꺼내 두 번 하늘을 담았는데,
파란 하늘이 더 넓게 들어간 첫 번째 샷은, 나중에 보니,
한켠에 전깃줄이 세 가닥 선처럼 그어져 있었다.
그 파란 하늘에는 낙서 같은 선이 있어서는 안될 듯했다.
해서 그건 제외시키고 이 한 장만 간만에 올려봤다.
어쩌다 하늘 사진이 특별하게 여겨질 정도가 됐는지...
이러다 당연한 듯 물을 사서 마시는 지금처럼,
조만간 맑은 공기를 사서 마시는 날이 오는 건 아닌지,
제발 그런 날은 맞지 않게 해주십사고 간구하게 된다.
오래도록 파란 하늘을 보게 해주십사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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