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하며 사는 것에
전에 없이 힘겨워하고 지쳐하는 나에게,
다 말해보라고, 다 들어주겠다고
웃으며 말해주던 내 고마운 친구가,
다음 번에 만났을 때,
고운 빛깔 한지에 이 시를 적어서,
코팅까지 해서 건네줬다.
주기 전에,
나더러 5분 안에 이 시를,
다 외워보라고 하길래,
나이들어서... 가 아니라 난 원래 외우는 건
못한다고, 다는 고사하고 몇 줄도 못 외운다며,
옆에 내려놨었는데, 마지막 부분을 보니,
언제고 나도 이 시를 블방에 올린 듯했다.
그때도, 그 부분에서 울컥했었는데,
여전히 가슴이 메어옴을 느꼈다.
그래, 너두 그런가 보구나... 싶었다.
사는 게, 그렇지...
언제쯤 내 걸음이, 우리 걸음이,
조금은 느려지고, 거닐 듯이 여유로워질까...
여튼, 고맙다, 친구야!
네가 준 시는, 곰 인형 팔 위에 잘 얹혀 있다...
방금도, 소리내서 한 번 읊던 참이다..
모든 것이 다, 우리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걸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자알!' 살아보는 걸루!!
오후 늦게?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른 저녁 무렵?이라 해야 할지,
무튼, 친구가 잠시 다녀갔다.
내어 준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장을 봐서 저녁하러 가야한다며 일어났다.
현관으로 나가던 친구가 넓디 넓은 이 집을
슬쩍 한 번 둘러보고는 한 마디 했다.
"적막하구먼..."
배웅해 주겠다며 뒤따르니,
나오지 말라는 거였다.
멀리는 못 간다고, 밑에만 내려갈 거라니까,
언니처럼 한 소릴 더 했다.
그래 갖고(민소매에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다...쩝)서
어딜 내려오냐는 어투는 흡사 야단치는 언니였다.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이긴 해도 뭐 그 정도를 가지고...
그래도 배웅해준다고 기어이 따라내려갔다. ^^
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울 엄니나 여동생을 보내는 그것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서른 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지...
너는 친구지만, 가족들보다 더, 늘 내 가까이 있었다.
그것도 내가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살면 살수록, 왜 너를 내게 보내주셨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어쩌면 너는, 내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볼,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믿음처럼 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한테 부담을 주는 것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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