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때문에,
병원에 간다고 나섰던 게 몇 번인지...
지난 주는 가려던 병원엔 가지 못하고,
계속 다른 일이 생기는 바람에,
나섰던 걸음을 돌리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이제 정말 더는 미룰 수 없을만큼,
약이 달랑 하루치가 남았다.
그 약이 없으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진다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내일, 다음... 하다가 이 지경이 됐다.
나의 미련함에 스스로가 답답할 지경이다.
오늘밤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세상없어도 오늘은 기필코 다녀와야한다고,
일찌감치, 아침밥을 한 술 뜨자마자 나섰댔다.
비가와도 가지 않으면 안될 길인데,
당장은 날이 더없이 좋으니... 다행이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햇살은 무척이나 뜨겁고,
이젠 여름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더워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몸에 붙지 않는 옷으로,
나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집을 나갔댔다.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에 서 있던 중에,
오른편으로 바라본 도로가 새롭게 보였다...
늘 봐온 도로인데,
잎이 한창 자라나기 시작한 가로수들이 예뻤다.
이 때가, 가로수들이 일 년중 제일 예쁠 때일 듯싶다.
어느새 난, 가방에서 폰을 꺼내 그 모습을 한 컷 담고 있었다.
옆에 서있던 아저씨, 때마침 신호가 바뀌어 멈춰선 차들...
아무도 그런 나를 신경쓰지 않겠지만,
갑자기 주변을 의식하고, 나자신의 행동을 깨달은 순간,
갑자기 무지하게 민망해졌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길을 건넜다. ㅎㅎ
예쁜 걸 보고, 예뻐서 그러는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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