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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 stories

음악회에서 우린~~^^

by IMmiji 2014. 7. 16.

 

 

 

 

 

 

 

 

 

 

 

 

 

 

 

 

 

 

 

 

 

 

 

 

 

 

 

 

 

 

 

 

 

 

 

 

 

 

 

 

 

 

그저께 저녁에 내 친구가 '음악회'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문득 생각난 듯이 물어왔다.

갑자기 웬 음악회냐고 했더니, 저희 교회 성가대 지휘자께서,

작곡을 하시는데, 다른 분들과 함께 발표를 하신다...고 했다.

덧붙이자면, 친구는 그 성가대의 일원이라는~~

 

그래서이기도 하지만, 가급적이면 아이들에게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체험을 가능한 많이 하게 하고 싶다는 게 친구의 바람이다.

성가 발표 연주회라고도 하고, 모처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

선뜻 '그러자!'고 응했다.

해서 평소와는 달리 저녁 무렵에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우선 중간 지점에서 만나 함께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예술 회관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러 나가는 우리 앞으로

거짓말처럼 지나가는 친구 남편의 차를 발견한 아이가 아빠를 소리쳐 부르고,

그 혼잡스러운 퇴근 시간의 소음 속에서 그 아들의 소리를 용케도 듣고

차를 멈춘...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은 일이 눈 앞에서 일어났었다.

위대한 '피의 힘'이라고 난 감탄했었다. ㅎㅎ

 

하지만 우린 연주회장에 도착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성가 발표 연주회...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거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이미 회장 안은 만원인 상태였고, 로비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나 가득 줄지어 서 있었다.  이런 변<?>이... 다 있나 싶었다.

 

로비 가장 자리에 놓여 있는 의자에 가서 앉아버렸다.

이미 서 있는 사람들만 해도 언제 줄이 줄까 싶었고,

그렇다고 거기까지 갔는데 바로 되돌아 나올 수도 없고 해서...

친구하고 나 둘이었다면, 별 고민 없이 돌아섰을 거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기에 우린 일단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난 오랫만에 친구 딸아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까이 다가온 아들아이에게 폰을 건네 주면서 마음껏 찍어보라고 했다.

아이들답게, 둘이서 여러가지를 찍어댔다.

그러다 우리 모습도 담곤 했는데, 자신이 찍히기를 극구 피하는 친구만

두어 장 찍고, 우리 셋이서 서로 찍어주며 재밌게 놀았다.

 

어차피 들어가지 못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야지 싶었다.

순서지를 한 번 죽 훑어봤는데, 솔직히 다른 건 별로 관심이 없었고,

난 파트 세 번째에 있는 색소폰 연주가 듣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찬송을 편곡해서 연주한 거라 친숙할 것 같아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오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바뀌긴 했지만

줄 자체는 그다지 줄지를 않았다. 새로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으므로...

 

반 정도 지나갈 무렵부터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픈데도 그렇게 서 있는 게 재미있었다.

그건 그런 예기치 않은 경험을 '함께' 하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참으로 극적이게, 색소폰 연주가 시작될 즈음에,

두 명이 나오고 두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우린 얼른 아이들을 연주회장으로 밀어넣었다.

우린 듣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다시 한 번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이내 우리에게 왔다.

젊은 청년 세 명과 아가씨 한 명이 나와서 하는,

세 곡의 색소폰 연주는 정말 멋있었고,

맨 나중의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감동마저 주었다.

그 연주회의 '에센스'를 우린 누렸다고 난 믿는다.

솔직히, 나머지는, 적어도 내게는 별로였다. ㅎㅎ

 

연주회가 끝나기전에 친구와 나는 나왔다.

아이들에게는 마저 다 듣고 나오라고 일러놓고서...

하지만 아이들도 그닥 재미가 없었는지 뒤따라 나왔다.

연주회장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아이들 아빠가 우리를 태우러 거기까지 와주었다.

 

비가 온다고, 저희 집 두 배를 더 가야하는 우리집까지 나를 태워주었다.

집으로 오면서,  youtube에서 신나는 노래를 골라 들으며,

뒤에 앉은 아이들과 난 신나게 어깨춤을 추었다.

그래, 이게 백 번 더 즐겁네~~하면서. ㅋㅋ

중요한 건 연주회가 아니라,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또한 나이를 넘어선, 막힘없는 대화가 소중했고...

 

아이들이 세상에 온 것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하나님의 허락하시면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순간까지,

지금처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이 있을까.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난 야금야금 삭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순리이고, 아름다운 거고, 잘 가고 있는 거니까...

행복이란 그런 것 같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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