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방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던 날들 동안,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이른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때로는 해질 무렵까지,
새들이 어찌나 큰소리로 쉬지않고 재잘대든지,
나도모르게 몇 번이나 고개를 들고 창밖을 올려다보곤 했었다.
그 재잘대는 소리는 마치,
늘 지저귀는 애들이 유달리 더 큰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 있던 애들까지 와서 같이 소리를 더하는 듯했다.
사람은 다 제 입장에서, 제 기준으로 생각하고 말한다고 하듯이,
마치 내게는 그 재잘거림이 나를 응원하는 것처럼 들렸었다.
애들이 깃털 손으로 손뼉을 치면서 "힘내라 힘!!"하며
일부러 나 들으라고 더 크게 재잘대는 것만 같았다.
약해진 마음에, 괜시리 그 소리에 울컥했었다.
"알았다, 알았어! 힘낼테니 너희들도 너무 무리해서 그러지마~"
몇 날 몇 일 종일 그렇게 재잘거릴 때는 정말 염려도 됐었다.
그렇잖아도 햇빛이 쨍쨍하게 나서 날도 더운데 말이다.
저러다 쟤들 더위 먹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 재잘거림을 벗삼아, 등 기대고 앉았다 배 깔고 엎드렸다...하면서
쉬운 성경을 소설처럼 읽었고, 어느 때보다 기도도 자주 했고,
나랑 독대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었다.
어제, 인터넷을 다시 연결시키면서,
겨우 열흘도 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 마치 몇 주는 몇 달은
더 지난 것처럼, 새삼 낯선 기분으로 컴 앞에 앉았는데,
웃기게도, 거짓말처럼, 애들이 조용해졌다.
웬지 너무 주위가 고요하다...싶었다.
누가 들으면, 어처구니 없다고 콧방귀라도 뀌겠지만~~ ^^
오늘 아침에도 변함없이 새들은 이른 시간부터 재잘거렸다.
그렇지만 그 소리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원래 이 집에 오던 애들 그 소리만큼만 났다.
일부러 신을 신고 현관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기까지 했었다.
새소리 들으려고 나갔다가, 석류꽃이랑 눈이 마주쳤다.
마주친 김에 가까이 다가가 눈도장을 찍었다.
폰을 가지고 나가서 이리저리 그 모습을 담아봤다.
벌써 오 년째 보는데, 왜 그 동안은 석류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왜 오늘 아침 유난히 그 꽃이 더 예쁜 모습으로 내 눈에 들어왔을까.
석류꽃을 폰카로 찍어본 게 오늘 처음이니까...
그러다가 계단 아래에 있는 상추꽃도 찍었다.
상추꽃도 나로서는 처음 모습을 담아보는 거였다.
가까이서 보니, 참 해맑고 예뻤다.
상추꽃이 그렇게 이쁜 줄 이 나이가 되도록 알지 못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
꽃들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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