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친구가 자정이 넘어 보낸 카톡을 확인했더니,
글도 영상도 아닌 코스모스 한 송이 오롯이 있었다.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무슨 의미로 보냈을까... 싶어서.
언제이던가,
기억조차나지 않던 시절에
누군가 코스모스...같다고 했었다. ㅎㅎ
그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내게도~~ ^^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같던 시절이 말이다.
언제 자취를 감추었는지는 모르지만...
여중생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짝궁인 아이가 하교길에 갑자기 둔치에 내려가
한창 피어있던 개나리를 한 가지 꺾어와 건네 줬었다.
닮았다고 하면서~~
봄에 개나리를 보면 서른 해도 더 지난 그 일이,
그 친구가 생각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한 번쯤 꽃으로 비유되는 것도
행복이라 여겨진다.
늦은 시간에,
코스모스 사진을 친구가 왜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에게 너는 민들레를 연상케 한다고
새벽에 답을 보냈다.
이른 봄부터 늦은 봄까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해맑은 꽃이다.
심지어 도시의 보도블럭 틈사이에서도 볼 수 있고
후미진 골목길에서도 꿋꿋이 피어있는 생명력 강한 꽃이 민들레다.
친구는 민들레처럼 강인하게 살아왔다.
그런데도 더없이 해맑은 미소를 가졌다.
그래서 좋아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좋아하는 장미처럼,
우아한 자태도 지니지 못했고 좋은 향기도 갖지 못했지만,
모든 꽃은 저마다의 모양과 향기를 가졌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모든 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고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는 듯하다.
친구 덕분에,
이른 새벽부터 꽃 생각을 많이 했다.
오늘 하루도 꽃처럼 향기를 풍기며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참 감사하다~~ ^^
[ 하루를 다 보내고,
어젯밤 자정 무렵에 새벽의 일이 생각나
엎드려 한 자 한 자 두드려가며 카스에 올린 내용이다.
그 시간이면, 혼자 불 밝히고 지내온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적던 예전 습관이 아직도 몸의 일부분처럼 남아 있나보다.
그러고보니, 나더러 코스모스...같다고 했던 이는
바로 그 친구가 아닌가 싶다.
시골 강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코스모스를 보면서 그랬던 것도 같다.
어떤 남자도 나한테 꽃을 닮았다...고 말해 준 적은
확실히 없는 것으로 기억이 되니... 말이다. ^^
아... 언제 내가 꽃을 닮았던가, 한 번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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