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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봄햇살 즐기기

by IMmiji 2014. 3. 3.

 

 

 

 

 

 

 

오늘 아침 사랑방 친구가 보내준 카톡 사진이다.

달걀 껍질 위로 나온 새싹의 모습이 그 어떤 것보다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해서 옮겨봤다.

달걀과 새싹이 합쳐진 이미지가 특별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오늘 내 오랜 친구가 '보자'고 연락이 왔다.

나야 일하는 여성인 친구의 연락을 언제나 기다리는 입장이고,

언제든 '보자'고만 하면 달려나갈 태세를 취하고 있지만,

그 '봄'마저도 오랫만이라 오늘은 더더욱 반갑게 달려나갔다.

 

우리의 만남이야, 늘 밥 먹고 차 마시며 '얘기 나누기'이고,

그러다 근처 시장 한바퀴 돌면서 또 이야기 하고...이지만,

친구는 어떤지 몰라도 난 한 번도 그걸 지루해본 적이 없다.

생활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고 편하기 이를 데 없는 코스라서~^^

 

지금의 기세로 봐서, 꽃샘 추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따사롭고

언제 미세먼지로 온 나라가 그리 텁텁하고 찌푸둥했나 싶을 만큼

하늘도 더없이 맑고 푸르고, 햇살은 봄눈마저 녹일 듯 마음까지도

녹이며 따사롭기 그지없어서, 일부러라도 나갈 구실을 만들어야

할 판국에, 친구가 보자고 불러주니, 냉큼 달려나갈 밖에... ㅎㅎ

 

요즘처럼, 내가 잘 챙겨먹고, 컨디션 좋게 지내는 때가 없는데,

싱싱한 채소들과 과일들을 많이 먹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 결과에 대해,  내 나름 내린 진단 결과는,

햇빛을 많이 쬐고 바깥 바람을 더 많이 쐬야 한다...는 거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말고는 달리 내게 필요한 것이 없을 듯해서다.

 

'방콕'을 떠나, '방밖'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이 봄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최대한 펴고,

바깥으로 나가서 해바라기를 열심히 하며,

비타민 D 흡수를 부지런히 하는 게 제일 좋은 치료법 같다.

그러고보면, 봄볕에 바깥으로 며느리를 내쫓는 시어머니들은,

딸들만 챙기는 지나친 딸바라기들이 아니라

며느리들의 건강을 챙기는 좋은 의사들이 아니었나 싶다. ㅋㅋ

 

버스 정류장에서 친구와 헤어졌다.

거의 언제나 친구가 나를 배웅해 주었는데 오늘은 친구가 타고 갈

버스가 먼저 오는 바람에 내가 배웅해 주었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한참을 더 넘긴 뒤에 타고 갈 버스가 오자,

기다리던 승객들<대부분 아줌마들>이 우르르 버스로 몰려갔다.

 

버스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길을 건너지 못하는 일이 있어도,

절대 버스를 향해 뛰거나 횡단보도를 가로지르지 않는 나로서는,

달리기 선수들 같은 아줌마들의 질주를 따를 수가 없다.

아니, 따를 생각 자체가 없다.

먼저 탄 아줌마들이, 일제히 직사광선을 피해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쪽으로 일렬종대 앉아 있어서, 자연히 나는 햇빛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 자리로 앉게 되었다.  덕분에, 해바라기 실컷 했다는~^^

 

그동안 못다한 해바라기 오늘 다 한 것처럼 원없이 했다.

한여름이 아니면, 난 햇빛 받는 게 좋아서 일부러 그 쪽에 앉는다.

내 두 손이 햇빛에 드러나도록 가방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니들이 언제 햇빛을 쬐겠냐...면서.

게으른 주인 만나 일광욕도 제대로 못하고 피해가 많다...면서.

올 봄에는, 햇살을 실컷 즐기게 해주마... 내심 약속도 하면서... ㅎㅎ

 

그 약속... 꼭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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