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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귀한 환자??

by IMmiji 2014. 2. 11.

      

아... 웬지 오늘도 중구난방식의 두서없는 이야기가 될 듯...^^ 

 

 

전날 저녁에, 병원에 가서 먹을 약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볼 책이랑, 처리해야 할 은행 볼 일들까지... 다 준비해 놓지만,그래도 새벽에 일어나면, 주사 맞고, 밥도 한 술 떠야 하고,단정<^^>한 용모를 위해 나름 챙겨야 할 것들이 있는 법이다.다른 계절에는 그래도 괜찮은데,아무래도 날이 더디게 밝아오고, 새벽 추위가 심한 겨울에는,그렇게 준비하고 나서기가 쉽지 않다.

 

해서, 지난 주에는, Y~에 간 길에, 바로 병원에 가서 받아야할 검사들을 미리 다 받고 왔었다.하여 오늘은 집에서 그 모든 것들을 다 하고서,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병원을 두 번씩 드나들지 않으려고 이른 새벽행을 택했을 때는 가질 수 없는 여유로움이었다.

 

다른 지역에는, 키를 훌쩍 넘길 만큼 엄청나게 쌓인 눈으로 난리인데,이 도시는, 눈은 커녕 햇살만 밝게 온누리를 비추고 있었다.바람은 다소 찼지만, 그 햇살이 내가 더 여유로움을 누리게 해주는 듯했다.느긋한 걸음으로 병원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난 무슨 일이 난 줄 알았다.병원 전체에 사람들로 가득차서, 대관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도 아닌데, 며칠씩 병원 문을 열지 않은 것도 아닌데,이 사람들은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이 병원을 넘치도록 채우고 있는지...??수납 창구 앞에도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보였다.오래 기다리지 않으려고 미리 와서 검사까지 했구만 이러다 오늘 안에 병원을 빠져나갈 수나 있을까 싶었다.

 

언제나처럼, 선생님은 아메리카노 맨 것, 간호사는 요거트...를 주문해서,삼각형 반대 지점에 있는 신장과를 향해 걸어가는데, 어느 '과'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넘쳐남은 다를 게 없었다.수십 년 드나든 이래 오늘처럼 사람들로 병원이 북적거린 적은 없었지 싶다.그런데 별세계처럼, 어찌된 일인지, 정작 신장과는 '한산' 했다.

 

들고 간 음료와 인사를 동시에 건네면서,병원 전체가 사람들로 북적대는데, 여긴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했더니,간호사도 알 수 없다는 듯 그저 웃으면서 "그러게요..." 했다.기본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인데, 그래도 오늘은 반 시간만에 차례가 됐다.그 기다리는 반 시간 동안, 잠시 안정을 취한 후에, 혈압을 측정하고,(안정을 취했음에도 내 맥박은 백을 넘기고 있었다...),옆에 있는 인공신장실에 들어가 전자 저울 위에 올라 체중도 쟀었다.

 

오른손을 흔들며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게 습관이 된지라,오늘도 자동적으로 그렇게 인사를 건네는 내게 선생님도 손을 흔들며, 웃으시며 맞아주셨다.  곧 쉰이 되는 아줌마와 머리 허연 의사선생님이주고 받는 그 인사를 의아하게 여기지 않을 사람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이들만이 가능할터였다.^^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30년을 무시<?>하고 지내는 사이이다보니~~

 

(그새 또 살이 빠진 거냐, 붓기가 빠진 거냐?)고 물으시는 선생님께,"방금 인공신장실서 체중을 달아봤는데, 지난 번보다 빠졌더라구요..."했더니,(이제 예전으로 다 돌아왔네...) 하셨다."네, 무게만 돌아오고, 몸은 늙어서 왔죠..." 하는 내게, (늙기는 뭘...) 하시며, 별소릴 다한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셨다.하루에도 수십 명씩, 혹은 그 이상씩 환자들을 대하는 선생님이,그 환자마다 일일이 모든 것을 다 챙기고 체크를 하시기에는...이젠 다소 무리이지 싶다.지난 가을부터, 의대 학장직까지 맡으셨으니... 더 그러시겠지.

 

(내가 참 명민한 사람이었는데... 이젠...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혼잣말처럼 그러시는 선생님께, "선생님 연배의 사람들과 비교를 하셔야지, 예전 젊은 시절의 선생님과 비교하시면 안돼요... 그럼 우울해지잖아요...?" 했더니,그 단계는 이제 넘어섰다시며 예의 그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셨다.선생님은 많은 환자들을 상대하시고, 난 나 하나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에,늘 필요한 약과 양을 챙겨서 일러드리는 것도 오래된 습관이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혼동을 하셔서 처방이 잘못 나오기도 하지만...^^

 

(너를 첨 봤을 때...는 정말 애기였었는데... 그땐 나도 어렸었고...^^)"어차피 서른이 못되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요~" 했더니, (그렇지...)하시며 또 웃으셨다.세월이 참 빠르다... 그러시길래, 그러게요, 이렇게 빨리 나이를 먹을 줄은미처 몰랐지요... 했더니, 억울하냐고 물으셨다."억울하다기 보다는, 좀 아쉽죠..."했더니, (그래, 넌 정말 그렇겠다...제일 좋은 시절을 병으로 고통으로 보내야 했으니...) 하셨다."그래서 하나님이 좀 더 누리고 살라고 이렇게 다시 기회를 주셨잖아요..."하니,(그래, 감사하다... 너한테 많이 고맙고...) 그러셨다.

 

(넌 참 귀한 환자였었다?)고 하시며,30년전 그때 내가 첨 선생님 앞에 나타났을 때,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입원을 했을 때, 고작 열 여섯이었을 때...그때까지 배워 온 의학 지식으로는 도무지 있을 수도 알 수도 없는 증상과상황에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요즘 말로, 멘붕이 와서, 외국 의학 서적을다 뒤지고, 의학 보고서를 다 살펴도, 나와 같은 경우<the case>는 없었단다.대구에 있는 종합 병원 어디서도, 나같은 증상의 환자는 없었기 때문에,어딜 갔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하셨다.

 

귀한 환자...이기 보다는 희귀한 환자였던 것이다.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케톤 수치와 혈당 수치의 불일치에 대해,첫 보고서를 써야했던 선생님은... 그때의 당혹감이야... 참...(투덜 <너무 일찍부터 봐왔고, 너무 오래 봐온터라 난 선생님을 너무 편하게여기고 대해온 게 아닌가 싶다. ㅎㅎ>대면서도, 떠나지 않고 여지껏있어줘서... 마지막 지점까지 갔으면서도 결국 다시 삶을 연장하는 지금까지오게 되어서... 내가 그걸 다 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하셨다.

 

"감사는 제가 선생님께 드려야지요..."(선생님을 얼마나 의지했는데요... 선생님이 안 계셨으면, 제가 그 동안어떻게 버텨올 수 있었을까요... 부모형제보다 제겐 더 가까운 분이셨어요...응급실로 실려올 때마다 선생님께 먼저 연락드리고, 그러면 선생님은 바로응급실로 연락하셔서 최대한 빨리, 제대로 처치를 받게 하셨고, 꼭 응급실로 오셔서 저를 보고, 응급실 의료진들에게 각별이 부탁하고 가셨잖아요...다들 제가 선생님하고 가족인 줄 알았다며 관계를 묻곤 했었어요.^^)지난 일들이 스쳐지나가듯 보이는 중에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난 농담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세요~~"하며 웃었다.

 

"아니, 우리 믿는 사람들은, 이럴 때 그것을 '섭리'라고 하죠..."했더니,고개를 끄덕이시며, (그래, 너를 내게 보내시고 맡기신 데는 다 뜻이 있으시겠지...)하셨다."그럼요, 하나님의 그 놀라우신 <그리고 기가막힌> 섭리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검사 결과는... 다 괜찮다. 신장도 좋고... 다만 빈혈 수치가 너무 낮아서...왜이리 수치가 오르지 않는지 모르겠다...)"그래도 크게 어지럽거나 힘들지는 않으니까 괜찮아요!!" 했지만,그건 살짝 거짓이 들어간 말이었다. 빈혈 주사 맞아야 한다고 하실까봐~~ <빈혈 주사는 좀 많이 아픔 ㅋㅋ>하루 세네 번 찔리는 것도 싫은데, 다른 주사까지 보태고 싶진 않아서...

 

(그래, 그럼 잘 가시게!!) 하시는 선생님께, 다시 손을 흔들며, "늘 아쉬웠지만, 웬지 오늘은 일어서기가 더 아쉬운데요?"하며 웃었더니, 선생님 특유의 커다란 미소를 지으시며, 또, (그래...^^) 하셨다.대관절, 이 진료실에서의 대화를, 누가 의사와 환자가 나눈 것이라 할는지...바깥에는, 환자들로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병원이 붐비는데,병원 구관의 한쪽 귀퉁이에 있는 진료실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있었으니 말이다.  오래된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나 가능할는지 참...^^

 

물론, 늘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지난 30여년 동안, 그 케톤산증에 대한 얘기는 딱 두 번인가 들었고,오늘처럼 자세하게 들은 건 처음이었다.그만큼 당시로는 희귀한<아니, 적어도 우리나라, 이 도시에서는 없던 증상이었고, 것두 어린 여학생이 그런 병증으로 왔으니,선생님 뿐아니라 병원 자체가, 아니, 그 시대의 의학계에선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리라. 내가 선생님을 떠나 다른 병원, 다른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고 해도 선생님께 있어 나는, 잊을 수 없는 희귀한, 선생님 표현대로 하자면,'귀한' 환자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른 의사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언젠가 한 번, 오래전에, 선생님께서 내게, 처방을 잘못 내리시면서,내가 다시 진료실로 왔을 때, 자기같은 어설픈 의사한테 진료를 맡기려니불안하지 않냐고 물으셨던 적이 있었다.난, 한 번도, 꿈에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분명히 답했었다.선생님이 그 병원에 계시지 않으면 난 다른 병원으로 갈 생각이었으니까.<종합 병원에서의 의사 직에 회의를 느낀 적이 있으셨던지,한 번은 조용한 시골로 가서 개업을 할까...도 싶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선생님에 대한 나의 기도는, 오로지,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나의 담당 의사로 있어 주시기를 바란다는 그것 뿐이었다.

 

인연... 운명... 섭리... 무엇이라도 상관없고 좋다.우리의 의지나 뜻, 계획과는 상관없이 주님은 여기까지 이끌어 오셨고,나와 딱 띠동갑인 선생님과 나는 서로의 늙어가는 모습까지 지켜봐 오면서,다른 사람들은 모를 애정과 우정과 신뢰가 켜켜이 쌓여왔던 거다.오늘날의 내가 있기까지 크나큰 역할을 했던 '그 한 사람'을 꼽으라면,단연코 선생님을 맨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마치, 선생님께 내가, 희귀한 환자에서 귀한 환자가 된 것처럼 말이다. ㅎㅎ내가 죽는 순간까지, 아니, 죽어서도, 잊지 않고, 감사할 분이기에,그런 귀한 '한 사람'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여지껏 대충 짐작으로만 알고 있던 '당뇨병성 케톤산증'에 대해 검색해 보고, 어째서 선생님과 그 당시의 의학계가 그토록 당황했던가를 살펴봤다.적어보려다가, 요점 정리를 해놓은 듯한 글이 있길래, 이렇게 옮겨와 봤다. ^^당신의 환자였을 때<물론 지금도 그렇지만>도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겼던 내가,이렇게 살아서, 나이 들어서, 당신 앞에 예전으로 돌아간 듯 앉아 있으니,여늬 때와는 달리, 선생님도 많이 추억에 잠기셨던 듯싶다.함께 하는 추억<그것이 꼭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이 아니라 해도>이 있다는 건,그 자체가 고맙고,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당뇨성 케톤산증 이란?
       당뇨병 환자분들에게서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급성 대사성 합병증 입니다.

케톤산이 과다하게 생성되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케톤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산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산독증을 일이키게 되는 것이죠.

 

* 당뇨성 케톤산증이 발생하는 이유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사용할 때 가장 먼저 소비하는 물질은 탄수화물, 바로 포도당 입니다. 그리고 그 포도당을 세포 속에서 연소시키도록 명령하는 역할은 인슐린이 하고요. 그런데 당뇨와 같은 원인 때문에 인슐린이 부족하다면 우리 몸에 포도당이 아무리 많다 하여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차선책으로 지방을 사용하게 되죠.

지방을 사용하는데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케톤산이 생성된다는 것이죠. 결국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고 점점 몸에는 케톤산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케톤산증이 발생하는 이유죠.

 

* 당뇨성 케톤산증의 증상
케톤산증을 통해 우리 몸이 산화되어 여러가지 기능 장애를 일으킵니다.

혈중 케톤산 농도가 높아지다 보니 삼투압에의해  갈증현상이 나타나고 비정상적으로 케톤산을

다량 함유한 소변을 자주 보게 됩니다. 따라서 심한 탈수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복통을 호소하기도 하죠. 증상이 심해지면 전신이 쇠약해져 호

흡이 빨라지고  호흡시 아세톤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더욱더 심해지면 의식을 읽고 극한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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