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사진을 찍지 않고 살았다.
투석으로 인해, 대책없이 솟아오르는 멜라닌 때문에
푸석해지고 검어지는 피부와 영양부족 상태와는 달리
늘어나는 체중으로... 변해가는 내 모습을 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나조차도 내 모습을 피하고 거울조차 보지 않은 채
며칠씩 지낼 때도 많았었다.
아무리 나이를 먹고,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해도,
그저 늙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여자는 우울해지는데...
그런 나를, 내 모습을 사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빨리 늙고 싶었고, 얼른 시간이 살 같이 지나서
본향으로 가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나조차 사랑하지 않는 내 모습이지만,
단 한 분,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시는 그 분만은
내 참모습을 알아 주시리라는 믿음이 나를 지탱해 주었다.
그러던 내가 다시 한 번 살 기회를 허락받아서
이렇게 폰사진을 찍으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남들이 뭐라든, 난 날마다 기적을 산다고 여긴다.
첨 폰으로 내 모습을 담는 시도를 했을 때의 그 어색함과
민망함이라니......
굳을대로 굳어 있는 표정과 멍한 눈빛...
하지만 익숙해지는 건 시도하는 횟수와 비례해져 갔고,
차츰 자연스러워짐을 느꼈다.
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해 누워 있을 때 셀카를 찍었고,
컴 앞 의자에 앉았다가 심심하면 한 번씩 담아보고,
YWCA 수강실에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며 혼자 있을 때
찍어보고... 했었다.
이런 나만의 즐거움을 누리고 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교회친구가 POP 같은 것에 관심이 많다며
자신의 폰에 있던 많은 예쁜 글씨들을 보여줬었다.
그 중에 세 개만 보내라~~ 고 했더니, 그 가운데 하나다.
소녀 시절에도, 한창 이쁠 나이에도, 입에 담아보지 못했던 말을,
이 늦은 나이에 혼자 중얼거려 본다. 속으로만... ㅎㅎ
것두 주책일까?
두어 번 장난스레 나즉히 소리내어 말해 본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예뻐지고 싶어서...
마음이, 생각이, 말이, 행동이, 그리고 내 영과 삶 전체가~~
고와지고 싶어서 말이다.
남은 시간을 예쁘게 살다가 가고 싶고,
예쁜 사람이라고 기억되고 싶다.
그동안 폰에 하나 둘 담은 모습들을 보니,
컨디션 안 좋다고 누워서 찍은 게 많고,
무표정한 모습들이 많아서 제외시켰다.
이제부턴 웃는 모습을 많이 담아야지...^^
거울을 보면서, "예뻐져라, 얍!!" 을 외치며,
자신을 더 많이 응원할 거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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