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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 stories

마지막은 행복하게~~ ^^

by IMmiji 2013. 12. 10.

 

 

처음 증상은 목감기라고 생각했고,

다음엔 심한 몸살 증상이 이틀간 이어져 운신을 못했고,

그러다 고열에 병원에 갔더니,

생각과는 달리 아무 검사도 하지 않고 주사와 약만 처방했었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열이 높다는 건,

몸 안에 바이러스<병균>가 침투했다는 증거인데 말이다.

어쨌든, 주사를 맞고 처방해 준 약을 먹은 뒤로,

그렇게 뼈마디 마디 쑤시던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아마도 단순 몸살이었나보다... 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몸살이어도,

나처럼 이런저런 병을 많이 달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런 단순한 것까지도 위협적이라는 게 늘 문제다.

 

그런데 병원을 다녀온 이틀 째부터 다시 고열이 시작됐다.

열이 오르면, 두통이라곤 모르던 내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오한이 들어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했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닌가 생각하니,

평소에 하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담당 선생님께 증상과 상황을 적어 카톡으로 보냈다.

일어나자마자, 선생님 계신 병원으로 가야 할는지,

이번에 간 개인 병원 의사<그도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 십년 간

근무했고 선생님과도 서로 잘 알았다>한테 가서 치료 받을지를 여쭸다.

지금 입원하기엔 내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말을 덧붙여서.

새벽 두 시가 다 된 시간에... 말이다.

 

당장 엠블런스를 불러야 할 것 같은 순간을 몇 번 보내며,

기인 밤을 보내고 새벽을 맞으니,

식은 땀으로 나를 적시던 열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열이 떨어지니 숨쉬기가 수월했고,

숨쉬기가 수월하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학병원이 아닌 개인병원으로 갔다.

내가 상태를 설명하자, 그제서야 의사는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한 시간 정도 차례를 기다려 진료를 받고,

한 시간 더 기다리니 검사 결과가 나왔다.

나보고 '방광염' 이라고 했다.

 

방광염은 난생 처음이었다.

근래들어 너무 자주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해서 그런가,

아님, 검색에서 본 것처럼, 내가 당뇨, 신장 질환, 고혈압...같은

병이 있어서 그런가, 것도 아니면 면역력이 약해서 그런가...

어떤 여성들은 방광염이 생겨도 생긴 줄도 모르고 지나간다는데,

나처럼 이런 저런 병이 있는 여성에겐 고열과 구토 증상이 생기니

꼭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아마 그 시작은,

우리집에 변기를 교체하던 두 주전 주일이 아닌가 싶었다.

아직 그 기능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방광이,

팽창 여부의 감을 잡지 못한 때문인지,

우습게도, 그 날 난 화장실을 한번도 가지 않았었다.

 

다음 날 아침까지 변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기에,

어두운 계단을 더듬고 내려가 아랫층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

먹고 마시는 걸 최소한으로 줄였었다.

사실 별로 가고픈 느낌도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지냈었다.

그러다가 새벽 세 시쯤 꽉찬 느낌에 잠이 깼다.

 

다음 날 아침이고 뭐고 그 한 밤에,

그리고 급박함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냥 새로 교체한 변기에 앉았는데...

소변이 나오질 않고 아랫배에 통증만 느껴졌던 거였다.

그럼에도 난 그게 방광염인 줄 미처 몰랐다.

처음 경험해 보는 거였으니까.

 

더 웃기는 건, 그러고나서 며칠 뒤 멀쩡해졌다.

괜찮아진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 균은 내 안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던 거다.

더 악질이 되어서 말이다.

그게 일주일 후에 그런 식으로 발병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럼에도 '방광염' 소리를 듣는 순간 난 기뻤다.

거부 반응이 아니어서 기뻤고, 입원하지 않아도 되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얼마간이라는 기한 동안 주사 맞고 약 먹으면

낫는 병이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내가 가진 병은 모두... 무한한 기간을 요구하는데 말이다.

 

어제 아침에, 정확한 병명이 무언지를 듣고,

새로 주사 맞고 항생제를 처방받아 온 뒤로,

지금 이 시간까지 열이 오르지 않았고 아프지도 않았다.

의사는, 당일에는 열이 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음 날에도 열이 오르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그럴 일이 없기를, 제 날짜에 가서 진료받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다.

 

그리고 오늘 낮에, 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으리라 체념했던 사랑방 종강 모임에 갔다.

주 중에 전화 통화를 하는 바람에,

내가 아픈 걸 알았던 목자가 멀리서 나를 보고

한 걸음에 달려와 손을 잡았다.

괜찮냐고... 어떻게 올 수 있었냐고...

 

바로 아래 사진의 친구<얼마전에 모친상을 당한...>가

집 앞으로 태우러 갈테니 기다리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동안 엄마 병간호 하느라 사랑방에도 거의 못나왔었다.

투석하는 자매를 뒷자리에 태우고 정확히 온다는 시간에 왔다.

친구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아직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사진 찍기 싫다고, 안 찍겠다는 걸 양 팔로 꽉 잡고 찍었다.

요즘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모습을

같이 담는 게 내 새로운 취미라고 하면서...

뭣보다 이 친구랑은 꼭 함께 찍고 싶었다.

십 수년 알고 지내면서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동안은, 누구보다 나자신이 찍히는 걸 너무도 싫어했으니까.

이렇게 다시 모습을 담고픈 마음에 들게 해주시니 감사할 밖에~

 

여담이지만, 꼭 함께 찍고픈 오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함께든 혼자든, 예전의 나보다 찍히길 더 싫어하는 것 같다.

어떻게 말하면 응해줄지... 자주 고민을 하고 있다. ㅎㅎ

 

 

이 친구는 동갑내기인데,

내가 한창 투석을 하고 있을 때,

남의 집 담장에 핀 예쁜 장미도 꺽어다주고,

아이들 소풍가는 날이라며 김밥도 싸서 갖다주고,

사골 고았다며 부리나케 와서 전해주고는 자전거 타고 휙 가고...

그랬던 고마운 친구다.

이 친구랑도 이렇게 둘이서만 찍어보기는 처음이다.

소녀같은 감성을 지닌 여린 마음의 이 친구가 한 번씩 부럽다.

너무 감성이 풍부해서... ^^

 

이 사진에서 두 번째 검정색 옷 입은 자매가 오늘 오지 않았고,

오늘 나를 태우런 온 친구가 그 자릴 대신했다.

오늘은 우리 전부를 찍어줄 카메라맨 역할이 없었다.

 

그 동안 못 나눈 이야기들을 실컷 하고,

돌아가며 자신들이 평소에 좋아하거나 근래 은혜받은 찬송 가운데

하나씩 정해서 다 함께 그 찬양들을 불렀다.

 

목자님의 기도를 끝으로 13년도 사랑방 종강은 잘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끝낼 수가 없었다.

어제 입원을 했었으면 오늘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없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 에 대한 행복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일 예배 폐회 때에,

옆에 사람들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며 인사를 나누듯이,

그렇게 축복하면서 안아주고 싶었다.

옆에 앉은 친구를 꽉 끌어안으며 내 온 진심을 담아 말했다.

"사랑하고 축복한다. 행복하고 건강해라~"

 

그리고 일어나 목자님을 비롯해서 모든 자매들을 

한 사람씩 다 안아주며 축복해 주었다.

마음으로 안아주면서, 등을 쓰다듬으면서... 말이다.

다들 곁에 있는 이들과 그렇게 했다.

 

나더러 '변했다' 고 옆에 앉은 친구가 그랬다. 것두 많이~

내가 얼마나 소심하고 쑥맥이었는지 너무 잘 아는 친구였다.

"그럼, 사람이 변해야지, 안 변하면 발전이 없는데?" 했더니,

그러냐며 웃었다.

내가 안 변하면 세상도 상황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나이 먹어서 깨닫게 되었는데... 그대로일 수야 없지.

 

그리고 그들이 알까.

내가 지난 일주일간 어떤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다

간신히 빠져나와 오늘 그 자리에 아무렇지 않은 척 있게 되었는지를?

그 시간 그 자리에 나와 함께 하는 그들이,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들을 어떻게 내 두 팔로 감싸안지 않을 수 있겠는가!

 

포옹...은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 마음을 여는 자연스러운 길임에 분명하다.

그렇게 두 팔로 안음으로써 나자신이 더 행복해짐도 깨달았다.

 

마지막은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시작을 행복하게 열 수 있으니까.

하여, 새봄에 맞는 사랑방은 분명히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나는 느꼈다.

우리는 이렇게 조금씩 주 안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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