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수업이자,
늘 바쁘게 강의실을 뛰어나가던 선생님도
오늘은 같이 식사할 시간이 된다고 해서,
위 사진의 오른편에 있는 언니가,
아들 회계사 시험 합격한 턱을 내겠다고,
( It's up to me!! ) 라고 호기롭게 청해서,
다 함께 와이 근처 복어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들의 모처럼의 젊은 피였던 ㅇㅇ양마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고 수업을 관두고,
다시 아줌마들 수강생들만 오롯이 남게 되었다.
그러나 영어에 대한 그 뜨거운 열정만큼은,
어떤 젊은 피 못지 않다는 점은 높이 사줘야... ㅎㅎ
친구가 근처에 살 때는, 이 복어집에 자주 갔었다.
주인이 직접 자격증을 취득해서 복어 손질을 하고,
직접 기른 콩나물로 찜요리며 탕요리를 해서인지,
내가 안지도 최소 십 수년이 되었건만,
요즘처럼 자주 상호가 바뀌고 주인이 달라지는 때에,
변함없이 그 자릴 지키고 손님들도 여전히 많다.
봄부터 같이 공부를 하면서,
다 같이 식사 자리를 가져보긴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 기념비적인 날에 어찌 인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냐며
한 컷씩 폰에 담았다는~~^^
어쩔 수 없이 둘씩 마주보고 앉은지라 다 같이 찍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아줌마들이 젊은 아가씨 가운데 두고
나란히 앉아서 한창 점심 시간이라 바쁜 도우미 아줌마들한테
찍어달라고 하랴, 한창 식사중인 다른 손님들에게 하랴...
그건 진짜 주책맞다는 소리를 들을 일이라,
조용히 우리끼리 마주보며 모습을 담았다.
담는 김에, 언니들과 쌤의 독사진도 하나씩 찍고~~^^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 담기...는 요즘 나의 새로운 취미다.)
언니가 폰을 제대로 보지 않은 바람에,
마치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처럼 찍혔다.
그래도 수줍어하고 찍히지 않으려 피하던 언니가,
요즘 많이 덜 shy <언니 표현대로 하자면...ㅎㅎ> 해져서,
그냥 포기하고 찍혀주고 있다.
그런 언니가 좋다. 내 친언니처럼~~
뭘 먹을지 결정하고 가자는 바람에,
수강실에서 이미 정하고 나섰다.
오늘처럼 바람 많이 불고 추운 날에는 뜨끈한 국물 요리를
먹어야 제격인데, 국물 요리를 피하는 나를 배려해서,
모두들 기꺼이 찜요리를 먹자고 응해주었다.
복어버섯찜~~ 으로!!
보기에는 양념이 강하게 되어서
맵고 짤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어쩌다보니, 다들 매운 거 싫어하거나
잘 못먹는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불구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는 평들을 한 마디씩 했다.
콩나물 먹어본지 한참인데,
오랫만에 맛난 콩나물 많이 먹었다. ㅎㅎ
난 밑반찬에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다들 반찬도 하나같이 맛있다고,
심지어 어떻게 하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를
연달아 궁금해하는 언니들 덕분에, 많이 웃었다.
그렇게 궁금해하는 모습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ㅋㅋ
밥 먹고나면,
그 복어식당에서는 항상 수정과를 주었었다.
그런데 이제 커피만 준다는 바람에 우린 일어서려고 했다.
커피는, 수업 중에 이미 한 두잔씩 다 마셨으니까.
일어서려는데, 도우미 아주머니가,
허브차도 있는데 드릴까요? 라고 묻는 거였다.
모두들 오케이~를 하고 기다리며 또 수다떨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허브차를 갖다 주시면서,
아무도 허브차를 달라고 하지 않는다나?
그래서 커피밖에 없다고 하셨댄다.
예쁜 청자빛 찻잔에 담겨져나온 연둣빛 허브차는
향이 정말 좋았다.
커피보다 더 많이 찾을 것 같은데... ^^
이른 새벽녘에 케이블에서 하는 지나간 방송을 보는데,
오 분도 채 안되는 그 짧은 시간<끝나가던 참이라>에
참 인상적인 얘기를 들었다.
그 사람의 직업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방송인 아무개씨한테, 행복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진행자가 물으니,
< 지금 여기 있는 것 > 이라고 했다.
지금 여기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그 말...
나는 그런 느낌과 기분을, 살면서 몇 번이나 가졌었던가.
아, 정말 좋다! 진짜 행복하다! 고 진심으로
감탄사를 터뜨렸던 적은 또 몇 번이었던가.
아니, 있긴 있었던가... 싶었다.
거기가 어디든, 지금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그 사실이
행복일 수 있고, 행복하다 느낄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고 원할 것인가.
거기가 바로 천국이겠지...
있고 싶지 않은 곳에 있어야 할 때가
비교할 수 없이 더 많았고,
정작 내가 있고 싶은 곳에는,
좀처럼 있을 수 없다는 현실이...
늘 가슴을 아리게 했었다.
오늘 새벽에 그 말을 듣고 나갔던 내가,
오늘 사랑하는 언니들과 좋아하는 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니,
'지금 여기 있는 것' 이 행복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거기 그 시간에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진정 행복했고, 그래서 더없이 감사했다.
이 사진들을 올리기전에,
내 블방에 올린다고 말하고 양해를 모두 구했다.
지난 번에 양동마을 다녀와서,
여동생이 내 블방에 와서 보고는,
스티커 처리인지 뭔지도 안하고 그대로 사진을 올렸다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나, 그런 거 할 줄 모르는데...했더니,
앞으로는 다른 사람 사진 올릴 땐 반드시 양해를 구하던지,
아니면 스티커 처리를 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받았다. ㅎㅎ
그래서 오늘 미리 다 양해를 구하고 올렸다는 점...을 밝히는 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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