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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 stories

즐거움을 만들다

by IMmiji 2013. 11. 26.

 

 

 

오늘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그쪽에 사정이 있어 그 약속이 취소되었다.

나간다고, 그나마 예의상 얼굴에 분<^^>도 좀 바르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생각지 않게 취소가 되자,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것처럼,

잠시 가벼운 공황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그냥 그대로 주저앉아 있기가 좀 억울해서,

A 자매한테, 전화해서 점심이라도 같이 하쟀더니,

정오도 안됐는데, 새벽에 아침을 먹어서 시장했다며,

방금 점심 먹고 수저를 놓던 참이라나?

에그, 한 발 늦었네... 쩝.

 

그 어정쩡한 기분을 달래듯,

혼자 셀카 찍으며 어쩔까 하다가,

이렇게 어제 이발도 했겠다 한 컷을~~

블로그에, 이식 수술한 뒤로, 

모자 안 쓴 모습 올리기는 첨인 것 같다. ㅎㅎ

머리카락을 많이 쳐내고나니,

미장원 아줌마 말대로, 좀 숱이 많아 보이긴 한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가방 하나 둘러 메고 집을 나섰다.

그렇다고 내가 목적없이,

이유없이 집을 나서는 일은 없다.

정신적인 방황은 할지라도,

육신적인 방황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게,

나름 삶의 지침이라고나 할지... ㅎㅎ

오늘도 나가서 여러가지 볼 일 한꺼번에 다 보고 왔다.

 

버스를 타고보니,

마땅히 앉을만한 곳이 없어,

자꾸 안으로 들어가다가,

결국 맨 뒷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양쪽 가에 두 사람이 앉아 있어서 난 한 가운데 앉았다.

모두 다섯 개 의자에, 1, 3, 5 로 앉은 셈이었다.

1 에는 아줌마가, 5 에는 아가씨가,

그래서 3 에 내가 앉게 되었다. ^^  

두 사람 다 열심히 각자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폰을 꺼내 확인을 하다 말고,

왼편에 앉은 아줌마가 폰을 내려놓는 걸 보고선,

내 폰을 건네주며 한 컷 찍어달라고 했다.

멋적음이 치솟아 가슴이 콩닥거리긴 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부탁을 했더니,

그 아줌마도 웃으면서 기꺼이 찍어 주었다.

그 아줌마가 내릴려고 먼저 일어서길래,

다시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했고,

우린 서로 웃음을 나누었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

처음에도 이번에도 나의 새로운 시도에,

낯설지만 설레임이 더 커서,

아직 자신이 뻔뻔하다고 느낄 겨를은 없었다.

염치를 잃어서는 안되겠지만,

나는 자신이 조금 뻔뻔해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

뻔뻔이라기 보다는 넉살이라고 해야겠지...^^

다들 나더러 너무 예의를 차리고 격식을 갖춘다고,

사람이 너무 그러면 정이 안 간다고들 하니까...

 

여튼, 처음 해보는 시도는... 의외로 재미가 있다.^^

몇 년만 있으면 쉰이 되는데,

여지껏 그 재미를 모르고 살아왔다.

아니, 그런 재미와는 상관없는 인생이 내것인 줄 알았다.

내 앞에 가로놓인 벽에서 벽돌을 하나씩 내려놓고,

그 너머의 다른 세상을 보게 해주는 즐거움이라고나 할지...

남은 날들 동안, 할 수 있는 한 많이,

그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며 살고 싶어졌다.

스스로 그 즐거움들을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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