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대부분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특히 얼른 서른살이 되고 싶었다.
서른이 되면 뭔가 인생을 알 것 같았고
내 인생에 대한 독립적인 부분이 많아질 거라고 기대했다.
막연히 자유를 갈망했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서른이 되었을 땐 기대와 달리
인생의 많은 물음표들앞에 여전히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만한 게 거의 없었고
삶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그 당시엔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서른'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에 필이 꽂혀서 당장 사곤 했는데
그 때 구입 책 중 기억에 남는 게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시집... 지금도 울 집 책장에서 잠자고 있다.
노래로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젤 인상적이었다.
김광석의 목소리도 그렇지만 가사가 어쩜 그리 표현을 세련되게 했는지..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한 편의 멋진 시같은 이 노래에 꽃혀서 매일 매일 들었던 과거가 있다.
그 후, 결혼하고 성악가 김동규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추가된 나이만큼이나 더 애절한 느낌이 가슴을 울렸다.
서른 즈음에(작사,작곡/강승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어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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